148차 필리핀 의료봉사 후기
제148차 필리핀 해외 의료 봉사는 8월 2일에서 4일까지의 2박3일 간 세부의 코르도바시에서 마련해준 코르도바시 체육관에서 진료소를 설치하고 진료를 진행하였다. 대구한의대학교 1기 졸업 30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회원들은 30여년의 임상경험을 갖춘 베테랑 한의사들이다. 졸업생으로 김동렬, 신순식, 안창수, 이상헌, 장재혁, 최상천 및 황병태 회원에다가 박태열과 허만규 회원이 참여하였고,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박계향, 우은혜, 이승현, 최선희, 최순옥 및 최윤희의 가족이 동행하여 뜻있는 의료 봉사 활동이 되었다.
세부는 매일 4000명의 한국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필리핀의 주요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처에 한국인이 눈에 많이 띈다. 한국의 위성도시처럼 보였다. 의료 봉사 활동이 필요 없어 보였다. 그런데 관광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점심식사 후 틈을 내서 몇몇 회원들과 주변의 시장을 방문하였는데, 시장 환경이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았고,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더 이상 시장 구경을 하기가 어려웠다.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한의학 치료 못지 않게 공중 보건 위생이 기초적으로 우선되어야 함을 절감하였다.
주민들이 에어컨도 없는 코르도바시 체육관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진료를 받는 모습은 진지해 보인다. 나이가 든 분이 순서를 기다리고 진료를 받을 때에는 먼저 배려해 주는 경로사상의 모습을 보니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어디나 노인과 약자를 보호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의료 봉사에는 부항, 약침, 한약 과립제, 외치연고를 준비하였는데, 특히 (사)한국약침협회 안아픈세상 원외탕전원에서 약침액을 지원해 주어 넉넉하게 의료 시혜를 할 수 있었다.
진료시 현지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에는 대체로 무난하였다. 영어와 타갈로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코르도바시에서 지원한 관리들이 영어로 통역해주고 있어서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뎅기열 환자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어 감염된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환자의 증상을 보니 寒熱往來, 胸脇苦滿, 默默不欲飮食, 心煩喜嘔로 小柴胡湯의 必然之證이 아닌가? 小柴胡湯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않게 기침 감기 환자가 2/3는 되었다. 대개는 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다른 형제 자매에게 감염되고 심지어는 엄마에게도 감염되어 온 집안식구가 감기에 걸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옛말에 “여름 감기는 犬公도 안걸린다”는 말이 있는데, 왜 이렇게 기침 감기에 걸린 환자가 많은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증상은 없는데, 기침만 하는 환자도 의외로 많았다. 기후 환경의 영향인지 아니면 결핵환자가 많아서인지 좀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였다. 현지의 지역 실태, 기후 환경 및 생활 습관에 따라 질병양상을 대략 예측하고 그 상황에 맞게 의료물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아시다시피 1950-1960년대만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의 최빈국에 속했다. 그때 필리핀은 아시아의 선진국이었고 6·25 참전국이기도 했다. 필리핀의 기술자들이 장충체육관을 지었고, 1966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돈을 빌리러 필리핀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때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도 필리핀처럼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게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우리가 도리어 필리핀에 유무상의 원조를 한다. 거기다가 이제는 의료 봉사 활동도 한다. 격세지감이 든다. 우리는 필리핀의 한국전쟁 참전의 보은을 해야 한다. 기간은 짧고 작지만 의료 봉사를 한다는 것은 나누는 것으로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다.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148차 필리핀 의료봉사 후기
제148차 필리핀 해외 의료 봉사는 8월 2일에서 4일까지의 2박3일 간 세부의 코르도바시에서 마련해준 코르도바시 체육관에서 진료소를 설치하고 진료를 진행하였다. 대구한의대학교 1기 졸업 30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회원들은 30여년의 임상경험을 갖춘 베테랑 한의사들이다. 졸업생으로 김동렬, 신순식, 안창수, 이상헌, 장재혁, 최상천 및 황병태 회원에다가 박태열과 허만규 회원이 참여하였고,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박계향, 우은혜, 이승현, 최선희, 최순옥 및 최윤희의 가족이 동행하여 뜻있는 의료 봉사 활동이 되었다.
세부는 매일 4000명의 한국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필리핀의 주요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처에 한국인이 눈에 많이 띈다. 한국의 위성도시처럼 보였다. 의료 봉사 활동이 필요 없어 보였다. 그런데 관광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점심식사 후 틈을 내서 몇몇 회원들과 주변의 시장을 방문하였는데, 시장 환경이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하수도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았고,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더 이상 시장 구경을 하기가 어려웠다.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한의학 치료 못지 않게 공중 보건 위생이 기초적으로 우선되어야 함을 절감하였다.
주민들이 에어컨도 없는 코르도바시 체육관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진료를 받는 모습은 진지해 보인다. 나이가 든 분이 순서를 기다리고 진료를 받을 때에는 먼저 배려해 주는 경로사상의 모습을 보니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어디나 노인과 약자를 보호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의료 봉사에는 부항, 약침, 한약 과립제, 외치연고를 준비하였는데, 특히 (사)한국약침협회 안아픈세상 원외탕전원에서 약침액을 지원해 주어 넉넉하게 의료 시혜를 할 수 있었다.
진료시 현지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에는 대체로 무난하였다. 영어와 타갈로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코르도바시에서 지원한 관리들이 영어로 통역해주고 있어서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뎅기열 환자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어 감염된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환자의 증상을 보니 寒熱往來, 胸脇苦滿, 默默不欲飮食, 心煩喜嘔로 小柴胡湯의 必然之證이 아닌가? 小柴胡湯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않게 기침 감기 환자가 2/3는 되었다. 대개는 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다른 형제 자매에게 감염되고 심지어는 엄마에게도 감염되어 온 집안식구가 감기에 걸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옛말에 “여름 감기는 犬公도 안걸린다”는 말이 있는데, 왜 이렇게 기침 감기에 걸린 환자가 많은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른 증상은 없는데, 기침만 하는 환자도 의외로 많았다. 기후 환경의 영향인지 아니면 결핵환자가 많아서인지 좀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였다. 현지의 지역 실태, 기후 환경 및 생활 습관에 따라 질병양상을 대략 예측하고 그 상황에 맞게 의료물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아시다시피 1950-1960년대만해도 우리나라는 세계의 최빈국에 속했다. 그때 필리핀은 아시아의 선진국이었고 6·25 참전국이기도 했다. 필리핀의 기술자들이 장충체육관을 지었고, 1966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돈을 빌리러 필리핀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때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도 필리핀처럼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게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우리가 도리어 필리핀에 유무상의 원조를 한다. 거기다가 이제는 의료 봉사 활동도 한다. 격세지감이 든다. 우리는 필리핀의 한국전쟁 참전의 보은을 해야 한다. 기간은 짧고 작지만 의료 봉사를 한다는 것은 나누는 것으로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다.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