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169차 우즈베키스탄-신지영 단원 수기문

콤스타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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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감사를 배운 우즈벡에서의 일주일

169차 우즈벡 부하라 학생단원 신지영


지난 1학기, 나는 기말고사 공부를 하다가 169차 우즈베키스탄 해외의료봉사 파견에 대한 공고를 보게 됐다. 해외의료봉사자 모집 공고는 콤스타의 취지와 가입 이유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해외 지역에 나가 한의학 의술을 실천하는 콤스타의 뜻을 되새기고자 이 조직의 일원으로서 지원하게 되었고 좋은 기회가 주어져 지난 추석 연휴 전후로 다녀오게 되었다.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다는 본과 3학년 학기 중에 해외봉사를 가겠다고 한 모습을 보고 혹자는 꼭 지금 가고 싶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녀오고 기고문을 쓰는 이 시점에서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을 꼽자면 169차 콤스타 해외의료봉사에 지원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의료봉사를 간 지역은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더 들어가야 하는 ‘부하라’라는 도시였다.

부하라 의과대학의 협조로 병원의 한 층을 빌려 진료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단장님, 총무 선생님, 진료원장님 네 분과 학생/일반단원 일곱 명이 진료소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했다. 보조인 우리들의 역할은 매일 바뀌었는데 진료실 내에서 담당 원장님의 진료를 보조하거나 접수대에서 환자를 받고 순서대로 진료실로 안내하는 역할이다.

진료소는 나흘 내내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갈수록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이렇게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진료소를 운영하는 동안 팀원 모두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루 수십 명의 환자를 앉을 틈도 없이 치료하는 동안에도 한의사 선생님들은 친절함을 잃지 않으셨고, 부족한 환경에서나마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시는 모습이 참된 의료인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의료 보조가 처음인 학생단원들도 맡은 일을 곧바로 숙지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한의사 원장님들과 단원들 모두 서로에게 그리고 방문해주신 현지 환자분들에게 하나라도 도움이 더 되고자 고민하고 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에 모두가 봉사에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진료 3일차에 진료실의 보조로 들어갔는데 처음 겪어보는 많은 수의 환자를 접했다. 

진료를 받고 나갈 때 확연히 좋아졌다고 말하고 다음 날 다시 찾아오는 환자분들을 보며 한의 의술의 가치와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진료 후 나가시는 모든 환자들께서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웃으며 ‘Rahmat(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주시는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들의 진심어린 고마움이 느껴졌다. 그때의 내게 스며든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근처에 인가가 없어 다들 멀리서 오셨을 텐데 긴 대기시간과 그에 비해 짧았던 진료시간에도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연신 말씀하시는 모습에 과분한 사랑을 받는 기분이었다.

 마지막 진료날에 또 오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재진증도 잊지 않고 챙겨드리려고 했다.

직접 만든 우즈베키스탄 전통 부채를 선물로 가져오셨던 할머님이 계셨다. 멀리 타국까지 와서 치료해줘서 고맙다며 내가 보조로 들어갔던 진료실 원장님과 나에게 주셨다. 지금도 책상 위에 있는 그 부채를 볼 때마다 그 할머님과 우즈벡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에 사는 수 백명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의료 지원을 해줄 수 있었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 특별한 인연이다.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많은 분께 내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몸소 느낀다. 또 나눠주는 것이 역설적으로 나를 더 채워줄 수도 있음을 배웠다. 이런 여운 때문에 봉사를 자꾸만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우즈벡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온 일주일은 타성에 젖은 나에게 향후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갈지에 대해 입학 이후 가장 진하게 고민한 시간이 되었다.

얼마 전 콤스타 3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콤스타가 앞으로도 이어져 향후 더 많은 선후배 분들이 봉사를 이어나가 많은 분들이 내가 느꼈던 봉사의 따뜻함과 한의 의료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KOMSTA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파견국에서 학술교육 세미나, 임상교육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