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 수족냉증(手足冷症) 환자에 대한 한의약적 치료법[기고]

콤스타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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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족냉증(手足冷症) 환자에 대한 한의약적 치료법


황만기       승인 2020.11.27  06:17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네이버 지식인 한의학 관련 다빈도 Q&A (13)


본 기고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진행되었던 한의학 관련 질의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문의했던 내용을 간추려 이에 대한 한의사의 답변을 함께 게재한다.


Q. 안녕하세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현재, 서울 시내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만 21세 여대생입니다. 5년 넘게 시달리고 있는, 수족냉증 상담차,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평소에도 제가 손발이 너무 찬 편인데요, 특히 발이 더 심하게 찹니다. 펄펄 끓는 한여름에도 수면 양말을 신고 자야 되는 상황이구요, 추운 겨울철이면 수족냉증 증상이 훨씬 더 악화되면서, 정말 손발이 얼음처럼 차가워지게 되어서 생활하는데 너무나 불편하고, 또 나중에 결혼을 했을 때, 혹시 아이를 가지는데 지장이 생길까봐,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됩니다. 사실 아랫배(배꼽 아랫 부위)도 찬 편이라서, 더 그런 염려를 많이 하게 됩니다. 손발이 왠지 내 손발 같지 않고, 꼭 남의 살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매달 월경통(생리통)도 심하게 있고, 생리불순도 많이 있어요. 그리고 잘 체하는 편이고, 가끔씩 이상하게 안면홍조 증상도 같이 나타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악수를 하게 되는 경우에서도, 혹시 상대방이 놀라거나 싫어할까봐, 손잡는 것을 가급적 기피하는 일이 생기면서, 상대방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된 적도 있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체질개선을 꼭 하고 싶은데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A. 수족냉증(Cold Hands/Feet Syndrome/手足冷症)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질병입니다. 즉, 다른 사람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상황에서 유독 해당 환자 혼자만, 손발이 차가워지고 시려서, 일상 생활에 불편이 큰 상태를 말합니다. 수족냉증 환자의 적외선체열 검사(DITI, 경피온열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손끝과 발끝의 온도가,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은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수족냉증은 일상 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있어 굉장히 많은 지장을 초래합니다. 수족냉증을 겪는 사람들은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의 냉감을 호소하면서 흔히 무릎이 잘 시리고, 아랫배나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훨씬 더 커다란 고통과 많은 불편을 겪게 됩니다. 임상적으로 보았을 때,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요인 중에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게 되는데요, 대체적으로는 추위나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 자극 때문에 혈관이 지나치게 과잉 수축되면서, 손이나 발과 같은 말초혈관 부위에 혈액 공급이 감소되어서 나타나게 됩니다.


최근 통계 조사에 의하면,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의 약 40.5%는 어지럼증이나 빈혈을 함께 갖고 있었으며, 위장장애(30.4%), 정신⦁신경 증상(25%), 관절 질환(21.1%), 산후풍(19.9%) 등을 함께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수족냉증은 특히 여성분들에게 있어, 월경불순, 월경통, 갱년기 장애, 난임이나 불임과 더불어서 성기능 장애 등도 유발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각종 종양(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가 필요한, 부인과(여성의학과) 대표 병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족냉증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장 장애나 소화 장애에 의한 체력 저하, 빈혈, 저혈압, 자율신경 이상으로 인한 모세혈관 수축, 골반 내 울혈, 수분 대사 장애 등이 수족냉증의 흔한 원인 질환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산후풍, 동맥경화 등으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 또한 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서는 생리, 출산, 폐경과 같은 여성 호르몬 변화가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서,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을 받으면, 교감신경이 예민해져서 혈관 수축이 일어나 손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심하게 냉기를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분비계 기능 이상으로 인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갱년기 등도 수족냉증의 중요한 원인 질환이 될 수 있습니다. 손이 자주 저리면서, 체온과 손발의 온도 차이가 2도 이상인 경우에, 그리고 그때마다 피부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레이노 증후군(Raynaud’s phenomenon)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레이노 증후군(Raynaud’s phenomenon)은 20대 젊은 나이에서도 충분히 발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족냉증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한의학적인 검사로는 ▲적외선 체열촬영(피부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를 이용하여 신체 각 부위별로 체표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 ▲냉부하검사(적외선 체열촬영을 이용하여 손, 발을 차가운 물에 노출시킨 후 회복되는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법) ▲스트레스 검사(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 상태를 파악해서 스트레스에 어느 정도 노출돼 있는지를 측정) ▲맥진, 양도락 검사(맥상과 경락 기능을 측정) ▲가속도 맥파 검사(말초혈관의 노화 상태와 혈류 순환 정도를 측정) 등이 있습니다.


수족냉증을 뜻하는 한의학적인 병명 중 하나인 비증(痺證)은 ‘막혀서 잘 통하지 않는 병증’이라는 뜻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해서, 비위(소화기)가 체질적으로 약한 경우에, 특히 손발이 차가워질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통해서 손발을 많이 움직여주면, 소화기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근육이 부족하고 비위가 약한 소음인(少陰人) 체질의 깡마르고 날씬한 체형일 경우에는,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통해서, 체온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추위를 많이 탄다’는 것은 사상체질과 연관이 깊은데요, 특히 손과 발은 한의학적으로 비위(소화기) 계통과 깊은 상관성이 있습니다. 즉, 비위(소화기)가 약한 여자 소음인(少陰人) 분들에게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수족냉증입니다.


비위(소화기)의 흡수 효율성이 떨어지면, 기초 열량 공급이 줄어들고, 이런 비상 상황에 적응하려는 몸은 에너지 발산을 자제하기 위해서 손발에 있는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서 손과 발이 차가워지게 됩니다. 수족냉증 환자들 특히 여성 수족냉증 환자들이 만성 장염, 만성 변비, 만성 설사와 같은 소화기 장애를 함께 호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비롯됩니다. 이럴 때, 근본적인 체질개선 프로세스 없이 단순히 양방 소화제에만 계속 의존하다 보면, 소화기 증상은 점점 더 만성이 되고, 수족냉증 역시 계속 잘 낫지 않게 되므로,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사실 월경통이나 월경불순을 동반한 수족냉증을, 20~30대 젊은 가임기 여성이나 10대 여성 청소년들에게서도 매우 흔하게 임상 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되는 이유는, 수족냉증이 여성 호르몬이나 생리로 인한 혈허(血虛)로, 결국 혈액 순환이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신체 말단 부위에 체온이 쉽게 떨어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하복부까지 차가운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하복부의 중요 경혈(특히 관원혈(關元穴))에, 뜸 치료(灸法)를 병행한다면, 훨씬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족냉증 개선 효과를 발휘하는 특정한 한약재를 바탕으로 조제된 맞춤 한약은, 기(氣)와 혈(血)의 부조화를 바로잡고, 비위(脾胃) 기능을 돕고, 혈허(血虛) 증상을 치료하게 됩니다. 사물탕, 당귀보혈탕, 팔진탕, 계지복령환,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 곽향정기산, 궁귀향소산 등의 처방이 임상적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생강(生薑)과 계피(桂皮)와 같은 한약재도, 여성분들의 만성적인 수족냉증 치료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먼저 생강은 예로부터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또한 수족냉증 치료를 위해 한방차로 달여 마시던 좋은 식품이기도 했습니다. 생강은 동의보감에서 성질이 따뜻한 약으로서 양기(陽氣)를 잘 돌게 한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생강은 혈액 순환을 도울 뿐 아니라, '진저롤'이란 소염 성분이 있어서 감기가 있을 때 마시면 코와 목의 염증이 낫도록 돕기도 합니다.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로 꼽히는 계피는, 혈류량을 늘려주고 말초 혈액 순환을 촉진해서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계피의 주성분인 '신남알데하이드'는 살균, 항암 효과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생강과 함께 따뜻한 한방차로 끓여 마시면 좋습니다. 맛이 쓰다면 꿀을 조금 넣으면 됩니다. 이외에도 수족냉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는 마늘, 당근, 표고버섯, 브로콜리 등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고등학생(특히 수능 시험을 앞둔 고 3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대학생) 또는 직장인(사회 초년생)이나 가정 주부들처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분들에게 수족냉증이 있다면, 토마토, 호박, 감자를 상시적으로 많이 챙겨 드시는 것이 상당히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음식들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감마아미노낙산”이라는 성분이, 우리 몸속에서 흥분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해서, 결국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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