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암鍼 효과에 놀란 40대 우즈베크人 “동방의 의사가 어머니를 걷게 했어요”

KOMSTA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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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해외의료봉사단 동행 취재. 가는 곳마다 장사진… 한류열풍 가열 

섭씨 35도, 숨 막히는 더위. 밖에 있으려니 3초도 지나지 않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모자(母子)는 그 뜨거운 열을 온몸으로 받으며 걸었다. 2시간이나. 정확히는 아들이 어머니가 탄 휠체어를 밀었다. 그런데 표정이 해맑다. 어머니는 이날을 위해 곱게 차려입었다. 며느리 도움으로 화장까지 했다. 대체 어디를 가는 길이기에….

얼마 뒤 한 진료실.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들의 부축을 받긴 했지만 아침까진 일어서기도 힘들었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사건이라 할 만했다.

“사암침(舍巖鍼) 덕분입니다.” 정연일 고려한의원 한의사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암침법은 인체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줘 내과 질환에 탁월한 치료 효과가 있는 침술로 알려져 있다. 비만에 혈압까지 높아 하체에 기운이 없던 비비잔 야크시모바 씨(75)는 사암침과 마사지 덕분에 힘을 얻었다. 아들인 아만바이 베크메도프 씨(46)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동방에서 온 의사가 마법으로 어머니를 걷게 했어요. 15분 만에.”

1일 우즈베키스탄 누쿠스의 ‘제8 가정병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지난달 30일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KOMSTA는 1993년 출범한 한방 해외의료봉사 조직으로 그동안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가를 중심으로 매년 10회가량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번 봉사활동엔 김광락 단장(김한의원)을 포함해 KOMSTA 소속 한의사 6명과 현지에 있는 한·우즈베크 친선한방병원에서 일하는 한의사, 물리치료사 등 봉사단원 8명이 힘을 합쳤다.

봉사단 일행은 이틀 동안 타슈켄트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누쿠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3일 동안 봐야 할 현지인만 1500여 명이나 됐다.

접수처는 종일 붐볐다. 줄이 밖으로까지 길게 이어졌다. 그런데도 불평하는 이는 없었다. 성익현 자생한방병원 한의사는 “한의학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믿음이 크다. 이런 믿음이 진료에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사트바이 가니바예프 씨(53)가 그랬다. 허리가 아프다면서 몇 걸음 못 떼고 인상부터 쓰던 그는 침을 맞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씩씩하게 병원 문을 나섰다. 김원우 자생한방병원 한의사는 “엉덩이와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침만 10여 대 놔주고 괜찮아질 거라 했더니 저렇게 됐다”며 웃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관계는 각별하다. 1937년 소련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고려인들이 옮겨온 곳이 바로 우즈베키스탄. 지금은 1992년 수교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고 케이팝(한국대중가요)이 인기를 끌면서 한류 바람이 거세다.

한의학은 한류 열풍을 가열시키는 요인이다. 봉사 기간 내내 병원을 지킨 바흐트 압디마노프 우즈베키스탄 복지부 차관은 “진료를 한 번 받은 사람들은 한국을 평생 은혜의 나라로 기억한다”고 귀띔했다.

김 단장은 “지금은 한의사들이 자비까지 보태 의료 봉사활동을 나서는 형편”이라면서 “정부에서 조금만 지원을 늘려주면 한의학이 국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쿠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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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스타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진행되는 학술교류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