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치료의학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의 위상 새삼 느낄 수 있어

KOMSTA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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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슬기·동신대 한의대 본과 4학년 

마지막으로 맞는 한의대 본4 여름방학을 정말 뜻 깊게 보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동안 막연히 생각만 해왔던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고려인분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과, 러시아어가 통용된다는 사실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을 선택했고, 김부환 파견단장님의 양해로 봉사 단체로 참여하는 울산시한의사회팀에 추가로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봉사에서 ‘의료’가 대폭 줄어든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이 되었지만, 의료는 줄어들더라도  반드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현지에서 실질적인 진료 일정은 적었지만, 좀 더 주변을, 그리고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아리랑 요양원, 아픈 역사의 산 증인 만나
전 일정을 통틀어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역시 아리랑 요양원이었습니다.
아리랑 요양원은 고려인 전체가 아니라, 강제이주 1세대와 1.5세대 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원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국경, 민족, 연령,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이기 이전에 아픈 역사의 산 증인들이라는 생각에 한 분 한 분 더 마음이 가고, 손이라도 한번 더 잡아드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을 손꼽으라면, 그분들의 건강상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유의 식생활 때문인지 10명중 8명은 고혈압환자라는 것과 청력이 심하게 안 좋은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 그 중에 보청기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도 -보청기를 착용한 분이 한 분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10명중 8명 고혈압환자
개인별 사전 검사, 사후A/S등 관리, 평균적으로 높은 가격대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해결점을 찾아 지원해드릴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뾰족한 해결책은 없지만, 여러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어 단지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할아버지께서 “관절염을 수 십년간 앓고 계신데 여름보다 겨울에 더 통증이 더 심하다. 침을 맞으면 나아지는데 어째서 봉사팀은 죄다 여름에만 오느냐” 하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풍한습으로 인한 관절통을 상기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겨우 처음 와본 입장이지만, 겨울에 또 오겠노라 기약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하나 더 인상 깊었던 기억은, 그 곳에서 한의학의 위상에 대한 발견이었습니다. 그 곳에 한방병원이 있다는 것도 제대로  모르고 갔던 저에게  있어서 한국-우즈베키스탄 친선 한방병원 방문은 제 개인적으로도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의진료소, 많은 환자들 줄이어
‘한의학이 세계화’라는 것이 자주 회자되는 화두이긴 하지만, 정작 피부로 와닿은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저 자신의 인식은 ‘한국에 오는 외국환자들을 치료하는 것’ 정도로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타슈켄트 한복판에 한의사가 진료하는 한의진료소가 있고, 많은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치료의학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의 위상과 발전가능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醫者 意也라는 말을 새삼 떠올려봅니다. 환자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그 아픔에 공감하고 실제로 낫게 해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 한의학도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새길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복잡다단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내년에는 콤스타를 통해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진료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다시 봉사팀으로 참가할 때는 아픈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치료해 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한의사가 되어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콤스타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진행되는 학술교류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