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콤스타 주하와이사님, “의료봉사, 환자들과 건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 인터뷰

콤스타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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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봉사, 환자들과 건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


                    주하와 원장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진심 어린 관심”
                    KOMSTA,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 의료봉사활동 1주년 맞아



[한의신문] 2021.11.05  김태호 기자

[편집자주] “베푸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이타적인 성격이다. 먹거리나 도서, 생필품 등 친구들이 지나가듯 말했던 것을 잘 기억한 뒤, 필요한 순간에 챙겨줄 때 큰 행복을 느낀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런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하와 원장(안성 경옥당한의원)은 단순히 침을 놓고 약을 처방하는 행위가 아닌 환자와의 진정한 교류를 추구한다. 화초를 가꾸듯이 환자에게 애정을 쏟으며 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한다. KOMSTA에 입단해 의술의 나눔을 펼치는 그로부터 의료봉사활동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의료봉사활동이 어느덧 1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자유로운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KOMSTA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그 중에서도 의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진료에 최적화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게 익숙해진 터라 봉사 물품 세팅부터 학생단원 교육, 환자 상담 그리고 진료 업무까지 한꺼번에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는 게 쉽지 않았다.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의 전폭적인 지원과 도움으로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한지 어느덧 1년이 됐다. 의료봉사 초반에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많이 혼란스러웠다. 미처 주문하지 못한 물품, 방황하는 학생단원들, 밀려드는 환자, 모자란 병상 수 등 위태로운 순간들이 있었다. 초반의 부족한 부분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계속해서 찾아주시는 환자분들께 감사하다.


Q. 환자들의 상태, 치료 후 경과는 어떠한가?


단순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다. 반복적인 노동으로 육체 피로도가 높은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분들이다. 체력이 좋고 회복이 빠른 청장년층이 주 내원 환자군이기 때문에 대부분 드라마틱한 호전을 보인다. 근골격계 문제뿐만 아니라 소화불량, 다이어트, 탈모 등에 대한 상담 요청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만족스러운 진료 후에 다음 봉사활동 일정을 묻거나, 재차 진료를 받길 원해 연락처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 분들께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의원 명함을 드리거나 약봉투에 한의원 이름과 주소를 적어드리기도 한다. 

 

재밌는 점은 명함을 받아가거나 한의원 이름을 메모해간 분들 중에 실제로 내원한 환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시간과 거리상의 이유로 내원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이제는 요령껏 직장 근처에 위치한 한의원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고 들었다.


두 가지 부류가 있다. 1년간 꾸준히 내원했는데 이제는 안보이면 섭섭한 류, 그리고 의사소통의 장애로 애를 먹었던 류. 두 부류 모두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다.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부터 지금까지 매달 빠지지 않고 내원한 중국인 환자 분이 있다. 이제는 남편과 아드님까지 함께 방문하고 있어 한 가정의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만성적인 요통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는 분이지만 치료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에 덩달아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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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다 보니 가끔 한국말이 서툰 환자들도 있다. 한국어와 몸짓을 섞어가며 간신히 대화를 이어가는데, 진료 후에 웃으며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며 국경 없는 의술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근무 중인 한의원에서도 나의 이러한 경험을 인지하고 외국인 환자들이 내원하면 “외국인 환자는 주 원장으로”라는 암묵적인 규칙까지 생겼다. 참 부끄럽다. 이에 올해의 목표도 역시나 영어공부로 정했다.


Q.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봉사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은 있었으나 실천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의대 입학 후 빠른 임상경험을 위해 의료봉사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봉사활동의 세계에 들어서게 됐다. 

 

KOMSTA에는 강소진 한의사의 추천으로 입단했다. 그는 학부생 때부터 KOMSTA의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오곤 했는데, 그 당시 나는 1년의 3분의 1 가량을 동아리 봉사활동으로 보내면서 KOMSTA 가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KOMSTA와의 인연이 닿은 것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에 참여할 한의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서다. 한의학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 정도와 선호도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KOMSTA에 가입하게 되었고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Q.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 외 ‘안성-평택 지역사회’를 위한 후원금도 전달했다.

 

제가 근무하는 한의원의 대표 원장께서 환자 우선 진료방침 외에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지역사회 후원, 나눔 그리고 봉사다. 늘 베푸는 삶에 대해 강조하시고 실천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자연스럽게 후원에 동참하게

됐다.


Q. 대학교 학생회 홍보국장과 피자가게를 운영한 특이 이력도 있다.


인생의 전환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학생회 홍보국장 활동이라 말하겠다. 의도치 않게 들어간 학생회에서 다시 한 번 의도치 않게 홍보국장으로 임명되며 나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홍보 관련 지식은 전무했지만 시키는 일을 성실히 해내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라 각종 행사 포스터, 영상 제작까지 빠르게 섭렵하며 1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 모습이 지금의 동료인 강소진 한의사 레이더에 포착됐다. 내게 피자가게 동업을 제안하더라. 그렇게 ‘피자 스페이스’가 탄생하게 됐다. 우주 컨셉을 시작으로 로고부터 피자 레시피, 인테리어, 캐릭터 디자인, 메뉴판, 포스터 제작 등 하나부터 열까지 깊이 관여했다. 학생회에서 갈고닦은 홍보물 제작 능력도 쓰이게 됐다. 악명 높은 대전대학교 본과 3, 4학년을 피자 Pub 운영과 병행했다. 

 

유급의 두려움과 국시의 압박감 속에서도 가게를 유지할 만큼 애정이 담긴 공간이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믿음직한 후배에게 가게를 양도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Q. 다양한 경험을 살려 영화인 처우 개선을 위한 의료봉사도 하고 있다.


학생회와 피자 스페이스를 통해 보여준 능력치 덕분인지 문화예술의료봉사단체 ‘시네한스’의 창단 멤버 제의를 받았다. 시네한스는 시네마와 한의사의 합성어로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영화인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봉사단체다. 현재는 법인이 되기 위한 승인 과정 중에 있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한의사들로 이루어진 무명의 봉사단체였다. 코로나 시국 전에는 영화 촬영 현장을 방문해 침, 추나, 한약 등의 활발한 의료지원을 했으며, 현재는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한약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시네한스에서도 홍보이사를 맡아 단체의 로고와 명함, 배너 디자인등을 담당하고 있다.


Q. 향후 목표가 있다면?


서울-수도권에 모든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지방 중소도시의 주민들이 의료복지와 문화생활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을 위해 한의원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의료센터’를 설립하는 게 나의 목표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한의원, 도서관, 미술관, 체육관, 카페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지역사회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 한의신문 구독자분들도 동참해주시길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김태호 기자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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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파견국에서 학술교육 세미나, 임상교육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