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스타(KOMSTA,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가 어느덧 서른 살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콤스타는 해외 의료봉사뿐 아니라 의료 환경이 취약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며 한의계의 대표적인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콤스타를 이끌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승언 단장을 만나본다.
콤스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1993년 창단한 콤스타는 소외된 이웃의 곁을 지키며 한의약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약으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 주민들을 치료하며, 지속적인 의료봉사와 질병 예방 교육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20년에 단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어떻게 콤스타에 입단하시게 됐나요?
2011년 입단해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단체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2010년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다음해에 한의사 커뮤니티에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쇼’ 자원봉사단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사실 당시에는 봉사 목적보다는 두 살 아들과 함께 공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어요. 이후 강원도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들을 위한 봉사 단원 모집 소식을 듣고 또 참여하게 됐는데, 그 행사를 콤스타가 지원했어요. 그렇게 단순 봉사활동으로 시작해 콤스타와 인연을 맺었고, 2012년에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두 살이었던 아들이 지금은 중학생이 되어 지난 12월 28일 처음으로 함께 캄보디아로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해외 봉사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2012년 2월 동티모르로 떠난 첫 해외 의료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나라의 분위기와 경제 상황, 현지 환경이 정말 열악했어요. 하지만 환자를 대하면서 선입견이 사라지고 깨달음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환자가 허약한 육체에 질병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무척 안정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며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크게 깨졌습니다. 그렇게 첫 봉사를 통해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죠. 그다음부터는 봉사라는 생각보다는 여름이 되면 마치 휴가를 떠나듯이 자연스럽게 의료봉사를 가게 됐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일상이 돼 버렸죠. 봉사가 일상화될 수 있게 만든 시작이 바로 그 첫 번째 봉사입니다.
2014년에 다녀온 페루 봉사활동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당시 강도를 만나서 큰일 날 뻔했어요. 현지 영사 가이드 하에 움직였는데도 여권 등 모든 것을 빼앗겼습니다. 여권을 탈취당한 네 명의 단원이 먼저 복귀하고, 나머지 세 명이 마지막까지 봉사를 마무리하고 귀국했습니다. 그때 안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고, 이를 계기로 봉사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데 있어 다른 무엇보다 단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준비하게 됐습니다.
콤스타 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하거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해외 의료봉사 시 3~5일가량 진료를 하는데, 처음에 휠체어를 타거나 업혀서 진료실로 들어온 환자가 어느 순간 걸어서 들어오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침 치료 등을 통한 즉각적인 효과와 함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이 갖는 긍정적인 생각과 심리적 영향이 큽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한의 특유의 따뜻한 상담과 함께 침 치료, 천연물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통증이 개선되고 환자 스스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단기간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되죠. 환자들의 감사 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현지 의사들이 이를 직접 목격하면서 침 치료와 한약 등 한의약적 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콤스타가 집중하고 있는 활동이나 방향이 있나요?
콤스타의 주요 활동 국가는 아시아입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등인데, 현지 전통의약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의료봉사를 가면 단순히 환자 진료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의과 교육이나 보건의료시스템에 한의약을 접목시키고 싶어 하죠. 이에 저희도 관련 활동을 고민하고 함께 아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의사들이 봉사활동을 하며 한의약에 관심을 가진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면, 이제는 의료진 개인이 아닌 정부와 의과대학 차원에서 이러한 요청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024년 콤스타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새해에는 청년이 중심이 되어 의료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파견의 기회를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청년들이 운영하고 싶은 형태의 봉사를 진행하려 합니다. 해외 의료봉사 시 파견팀장 제도가 있는데, 올해부터는 30대 초반의 젊은 한의사가 현지 팀장이 되어 직접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팀장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한의대 학생이 좀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중입니다. 해외 봉사 외에도 국내에서 임상 교육과 봉사 활동을 좀 더 확장 운영해 정례화할 예정입니다. 콤스타의 가장 큰 목적과 목표는 나눔입니다. 나만이 아닌 타인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바탕으로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려 합니다.
의료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독려 말씀 부탁드려요.
봉사활동 참여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봉사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세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은 다소 긴장할 수 있지만, 한두 번 참여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현지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고, 누군가를 위해 가볍게 한 걸음 더 내딛는다고 생각하면 봉사활동이 하나의 일상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분들 중에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콤스타와 함께 그 첫발을 떼어보세요.
글. 오주이, 사진. 전경민
출처 : 한국한의약진흥원 (zinemoa.co.kr)
콤스타(KOMSTA,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가 어느덧 서른 살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콤스타는 해외 의료봉사뿐 아니라 의료 환경이 취약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며 한의계의 대표적인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콤스타를 이끌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승언 단장을 만나본다.
콤스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1993년 창단한 콤스타는 소외된 이웃의 곁을 지키며 한의약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약으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 주민들을 치료하며, 지속적인 의료봉사와 질병 예방 교육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020년에 단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어떻게 콤스타에 입단하시게 됐나요?
2011년 입단해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단체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2010년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다음해에 한의사 커뮤니티에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쇼’ 자원봉사단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어요. 사실 당시에는 봉사 목적보다는 두 살 아들과 함께 공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어요. 이후 강원도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들을 위한 봉사 단원 모집 소식을 듣고 또 참여하게 됐는데, 그 행사를 콤스타가 지원했어요. 그렇게 단순 봉사활동으로 시작해 콤스타와 인연을 맺었고, 2012년에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두 살이었던 아들이 지금은 중학생이 되어 지난 12월 28일 처음으로 함께 캄보디아로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해외 봉사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2012년 2월 동티모르로 떠난 첫 해외 의료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나라의 분위기와 경제 상황, 현지 환경이 정말 열악했어요. 하지만 환자를 대하면서 선입견이 사라지고 깨달음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환자가 허약한 육체에 질병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무척 안정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며 제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크게 깨졌습니다. 그렇게 첫 봉사를 통해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었죠. 그다음부터는 봉사라는 생각보다는 여름이 되면 마치 휴가를 떠나듯이 자연스럽게 의료봉사를 가게 됐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일상이 돼 버렸죠. 봉사가 일상화될 수 있게 만든 시작이 바로 그 첫 번째 봉사입니다.
2014년에 다녀온 페루 봉사활동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당시 강도를 만나서 큰일 날 뻔했어요. 현지 영사 가이드 하에 움직였는데도 여권 등 모든 것을 빼앗겼습니다. 여권을 탈취당한 네 명의 단원이 먼저 복귀하고, 나머지 세 명이 마지막까지 봉사를 마무리하고 귀국했습니다. 그때 안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고, 이를 계기로 봉사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데 있어 다른 무엇보다 단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준비하게 됐습니다.
콤스타 활동을 하면서 가장 뿌듯하거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해외 의료봉사 시 3~5일가량 진료를 하는데, 처음에 휠체어를 타거나 업혀서 진료실로 들어온 환자가 어느 순간 걸어서 들어오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침 치료 등을 통한 즉각적인 효과와 함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이 갖는 긍정적인 생각과 심리적 영향이 큽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한의 특유의 따뜻한 상담과 함께 침 치료, 천연물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통증이 개선되고 환자 스스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생기면서 단기간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되죠. 환자들의 감사 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현지 의사들이 이를 직접 목격하면서 침 치료와 한약 등 한의약적 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콤스타가 집중하고 있는 활동이나 방향이 있나요?
콤스타의 주요 활동 국가는 아시아입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등인데, 현지 전통의약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의료봉사를 가면 단순히 환자 진료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의과 교육이나 보건의료시스템에 한의약을 접목시키고 싶어 하죠. 이에 저희도 관련 활동을 고민하고 함께 아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의사들이 봉사활동을 하며 한의약에 관심을 가진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면, 이제는 의료진 개인이 아닌 정부와 의과대학 차원에서 이러한 요청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024년 콤스타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새해에는 청년이 중심이 되어 의료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파견의 기회를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청년들이 운영하고 싶은 형태의 봉사를 진행하려 합니다. 해외 의료봉사 시 파견팀장 제도가 있는데, 올해부터는 30대 초반의 젊은 한의사가 현지 팀장이 되어 직접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팀장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한의대 학생이 좀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중입니다. 해외 봉사 외에도 국내에서 임상 교육과 봉사 활동을 좀 더 확장 운영해 정례화할 예정입니다. 콤스타의 가장 큰 목적과 목표는 나눔입니다. 나만이 아닌 타인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바탕으로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려 합니다.
의료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독려 말씀 부탁드려요.
봉사활동 참여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봉사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세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은 다소 긴장할 수 있지만, 한두 번 참여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현지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고, 누군가를 위해 가볍게 한 걸음 더 내딛는다고 생각하면 봉사활동이 하나의 일상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분들 중에 꾸준히 참여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콤스타와 함께 그 첫발을 떼어보세요.
글. 오주이, 사진. 전경민
출처 : 한국한의약진흥원 (zinemo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