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해외봉사 통해 완전히 스며들어 배웠던 1주” - 이나경 학생

콤스타
2023-09-22
조회수 129

KOMSTA 제167차 우즈벡 타슈켄트 의료봉사에 다녀와서


이나경 (동의대학교 한의학과 1학년)

 

#환자의 진심어린 기도에 감동

“환자분께서 치료가 너무 감사해서 기도를 드리고 싶다고 하시네요.” 여전히 많은 환자로 북적거리던 진료실이었지만, 치료를 마친 환자가 손을 마주잡고 진지하게 기도를 올리던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무슨 기도를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남은 시간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며, 가정에 축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해 주셨습니다.” 한의학 치료로 언어도 안 통하는 환자와 진심이 통하고, 그들의 고통이 많이 덜어졌음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의진료센터에는 총 4일간 총 783명의 환자들이 다녀갔다. 앞의 일은 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이다. 한의대생인 나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한의사 선배님들을 보조하면서 책으로 배운 한의학과 차원이 다른 값진 경험을 하며 나의 자세나, 한의학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배우고, 느끼고 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 중심으로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본받고 싶은 한의사 선배님들의 자세

나의 역할 중 하나는 한의사 선생님들의 옆에서 발침 보조 및 전침 걸기, 부항 제거 등의 진료보조였다. 솔직하게 말해서 신체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환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말이 안 통해 소통 오류로 생기는 나의 실수들은 정말 부끄러웠다.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인상 한 번 쓰지 않고 계속해서 침 치료와 처방, 진료를 이어가는 한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반성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 내가 학년이 낮아 보험한약이나 침술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옆에서 보조할 때 내가 질문을 하면 자세하게 대답해 주시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해 한의학적으로도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어깨를 돌리는 것이 잘 안되는 환자가 있었는데 침을 맞고 움직임을 요하며 자극을 하니, 환자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가동범위가 훨씬 좋아지는 모습은, 내가 배우는 학문에 대해 뿌듯함과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확 불러 일으켰던 것 같다. 


#고난이 있었지만 더 끈끈해진 원팀(One team)

마지막 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았던 우리 팀에게도, 미숙하고 실수가 잦았던 날이 있었다. 봉사 첫날, 진료소는 긴 복도식으로 돼 있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와서 예진을 본 환자와 대기자의 구분이 잘 안되고, 진료 순서도 계속 바뀌어서 문제가 생겼었다. 

단장님께서는 진심을 담아서 조언해 줬고, 함께 저녁을 먹고 숙소 로비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야기했다. 회의의 결론은 다음날 1시간 더 일찍 일어나 진료소를 정비하는 것이었고, 다음날 모두가 일찍 도착해 구조를 바꿨다. 

놀랍게도 그 전날과는 완전히 다르게 질서도 잘 지켜지고, 사람들끼리 다툼도 많이 줄어들고 무엇보다 환자들 수용 속도도 전날에 비해 굉장히 빨라졌다. 빠른 시일 내에 나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했음에도 다들 불평하지 않고, 서로가 일을 더 열심히 도맡아서 하며,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나아지려고 모두 노력했기 때문에 이렇게 성공적으로 진료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배려하고, 힘들더라도 웃으면서 열심히 노력했던 모두 덕에 우리는 마지막 날엔 정말 ‘one team’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양을 벗어난 한의학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대륙에 있는 나라로, 지리여건상 동양적인 느낌과 서구적인 느낌이 굉장히 강한 나라이다. 대한민국으로부터 약 8시간 정도의 거리로, 동아시아의 정서와 문화와 꽤 많은 차이가 있다. 해외봉사 전날까지 과연 한의학이 외국인에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은 치료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약 4일간 정말 많은 환자들이 방문해 호전된 상태로 돌아갔다. 

특히 근골격계가 불편했던 환자들은 침 치료 이후 빠른 시간 내에 훨씬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사람을 치료하겠다는 목적이 있는 한의학은 국가와 상관없이 치료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환자들 중 비만인 경우가 굉장히 많아 우리나라에서는 심부 치료 시에 필요한 장침이, 허리 치료나 상체 치료에서 훨씬 많이 쓰이는 것을 보았다. 

또한 환자들 중 많은 수가 갑상선종을 겪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대륙에 위치한 특성상 요오드 섭취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임을 알았다. 이를 보고, 각 나라의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체형이나 보편적인 질병을 고려해서 이를 보완해 치료 매뉴얼을 세우고 약을 준비한다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의학을 해외로 알리는 이상적인 길

 

백번을 치료받아보라고 권유하고 말을 해도, 결국 한번 치료를 받아보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해외봉사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주 생소한 ‘한의학’을 가장 이상적으로 알렸다고 생각한다. 진료실 안에는 침이 생소해서 맞을 때마다 소리를 지르는 환자도, 약을 들고 갸우뚱거리는 환자도 참 많았고, 환자들마다 질문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대다수의 환자가 한의학을 처음 접하는 상황이었으며, 이슬람교 특성상 침, 추나 등 치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놀랍게도 내 예상은 빗나갔다. 

 

4일 연속 진료를 받으며 더 있어주면 안되냐고 손을 꼭 붙잡고 말해주던 환자도 있었고, 한의학 치료센터에 다시 와 습부항을 꼭 맞겠다던 할머니도 계셨다. 그들에게 아주 생소했던 한의학을 ‘실천’하면서 매료시키는 과정을 보며 한의학을 제대로 알린다면, 한의학의 세계화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내가 깨달은 점 중 하나는 예전엔 해외봉사는 그저 오지에 가서 도움을 주는 것만이라고 좁게 생각했는데, 한의학을 접하기 힘든 국가에 가서 한의학을 알리고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외봉사 마지막 날 세미나를 통해 침의 기전 및 병변 부위와 침 치료효과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는데, 현지 의료 교수진과 지역 간호사들이 참석해 배우고 토론해 한의학의 강점과 치료방안에 대해서 대화하며 해외에서의 한의학 또한 충분히 강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슈켄트에서 일주일은, 내가 해외봉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는 기회이자, 또 다른 활동으로 나아가는 힘 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배우는 학문인 한의학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치료를 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고, 예비 의료인으로서 자세를 기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실천하고 참여하며 발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이나경 학생

출처 : 한의신문(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55006&sfl=wr_subject||wr_content||wr_name&stx=%EC%9D%B4%EB%82%98%EA%B2%BD)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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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파견국에서 학술교육 세미나, 임상교육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