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원국에서 공여국 전환된 이례적인 케이스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분야 롤모델 위한 필요충분조건 갖춰
채한 교수 등 ‘국제보건에서 한의약 공적개발원조…발전전략’ 논문 게재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를 받는 수원국에서 원조를 하는 공여국이 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이 이러한 경험을 살려 개발도상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지난 70여년 간의 국가발전 경험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적극 선도하고자 한다.
한의약 또한 ODA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는 있으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국제교류 또는 한의약 세계화의 일부로 다뤄오는 등 명확한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황예은 학생(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국제보건에서 한의약 공적개발원조의 현재와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제하의 논문에서 한의약 ODA 발전모델을 제시했다.
공적개발원조의 현황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해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교육 ODA, 문화 ODA, 새마을 ODA, 보건분야 ODA 등에 대한 지원 사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점을 지닌 디지털과 보건의료에서의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한국형 ODA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에서는 전통의약 분야에서의 국제협력 강화와 수원국 보건의료 환경개선을 위해 한의약 ODA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만성질환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알마아타 선언(1978년)과 베이징 선언(2008년)에서 제시된 일차 보건의료로서의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은 한의약 ODA 확장에 큰 기회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한의약 ODA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KOICA도 글로벌 협력한의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황예은 학생은 “한의약 ODA란 국제보건 ODA의 기준에 따라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한의약 공공분야의 공적 원조를 의미하지만, 한의약 ODA는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나 한의약 수출을 위한 정책적 도구로 오해돼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한의약 ODA의 대표적인 원조사업으로서 훌륭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KOMSTA는 1995년 한국-카자흐스탄 친선 한방 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몽골 등에 친선한방병원 설립 및 유지 지원과 함께 해외 의약물품 지원, 해외의료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기관인 KOICA 및 KOFIH의 정책 방향과 제3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에 맞춘 사업 추진으로 매년 3회 이상 한의진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봉사단 파견 사업이 약 2억3100만원의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개발 기준 삼아야
황예은 학생은 “한의약 ODA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개념의 정립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발전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기존 한의약 ODA 고찰 후 시사점을 제시했다.
ODA의 핵심은 수원국의 발전이 기준으로, 한의약 ODA의 수원국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한 중점협력 대상국이 돼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성은 ODA 사업을 평가하는 중요 기준으로, 수원국 전통의학의 자생력 향상은 일차의료 및 보편적 건강보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보건복지 기반이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기준으로 국제보건 ODA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한의약 ODA도 이를 기준으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수원국이 따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성공한 개발원조의 대표적인 예시로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높은 수요를 지니고 있다.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로서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시작하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한 한의약의 ‘70년 발전 경험’은 일차 의료를 오랫동안 담당하여 온 한의약 ODA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원조이며,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분야 롤모델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어 “한의약 ODA의 기획, 수행 경험, 수행 전문가 부족과 한의약 ODA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 및 연구 부족은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는데 약점이 된다”며 “더불어 전통 의료 분야에서 중국이나 인도와의 첨예한 경쟁은 한의약 ODA의 발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의약 ODA 발전모델 제시
이어 채한 교수는 한의약 ODA 발전을 위한 시사점 분석을 바탕으로 핵심 비전, 개발전략 및 목표, 핵심 가치로 구성된 한의약 ODA 개발모델을 제안했다.
채 교수는 “ODA 사업의 핵심은 수원국의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과 복지의 증진에 있다”며 “수원국 전통의학의 현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일차의료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약은 지난 70년 간의 발전 경험과 높은 연구 역량을 지니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ODA 및 외교 정책을 고려한 차별화된 한의약 ODA 전략과 전통의학 ODA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 국제보건 ODA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부산대학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황예은·이승현·김형우(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남효주(한국한의약진흥원), 이승언(KOMSTA), 백유상(한국한의약진흥원), 채한(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저자로 참여했으며, 대한한의학회지 제45권 제1호(2024년 3월)에 게재됐다.
주혜지 기자 (hjjoo@akom.org)
출처 : 한의신문 > 학술, 한약 > "한의약 ODA,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수원국에서 공여국 전환된 이례적인 케이스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분야 롤모델 위한 필요충분조건 갖춰
채한 교수 등 ‘국제보건에서 한의약 공적개발원조…발전전략’ 논문 게재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를 받는 수원국에서 원조를 하는 공여국이 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이 이러한 경험을 살려 개발도상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지난 70여년 간의 국가발전 경험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적극 선도하고자 한다.
한의약 또한 ODA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는 있으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국제교류 또는 한의약 세계화의 일부로 다뤄오는 등 명확한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황예은 학생(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국제보건에서 한의약 공적개발원조의 현재와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제하의 논문에서 한의약 ODA 발전모델을 제시했다.
공적개발원조의 현황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증진을 위해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교육 ODA, 문화 ODA, 새마을 ODA, 보건분야 ODA 등에 대한 지원 사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점을 지닌 디지털과 보건의료에서의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한국형 ODA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에서는 전통의약 분야에서의 국제협력 강화와 수원국 보건의료 환경개선을 위해 한의약 ODA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만성질환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알마아타 선언(1978년)과 베이징 선언(2008년)에서 제시된 일차 보건의료로서의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은 한의약 ODA 확장에 큰 기회요인이라 할 수 있다. 한의약 ODA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KOICA도 글로벌 협력한의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황예은 학생은 “한의약 ODA란 국제보건 ODA의 기준에 따라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한의약 공공분야의 공적 원조를 의미하지만, 한의약 ODA는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나 한의약 수출을 위한 정책적 도구로 오해돼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한의약 ODA의 대표적인 원조사업으로서 훌륭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KOMSTA는 1995년 한국-카자흐스탄 친선 한방 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몽골 등에 친선한방병원 설립 및 유지 지원과 함께 해외 의약물품 지원, 해외의료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기관인 KOICA 및 KOFIH의 정책 방향과 제3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에 맞춘 사업 추진으로 매년 3회 이상 한의진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봉사단 파견 사업이 약 2억3100만원의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개발 기준 삼아야
황예은 학생은 “한의약 ODA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개념의 정립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발전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기존 한의약 ODA 고찰 후 시사점을 제시했다.
ODA의 핵심은 수원국의 발전이 기준으로, 한의약 ODA의 수원국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고려한 중점협력 대상국이 돼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성은 ODA 사업을 평가하는 중요 기준으로, 수원국 전통의학의 자생력 향상은 일차의료 및 보편적 건강보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보건복지 기반이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기준으로 국제보건 ODA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한의약 ODA도 이를 기준으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수원국이 따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성공한 개발원조의 대표적인 예시로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높은 수요를 지니고 있다.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로서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시작하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한 한의약의 ‘70년 발전 경험’은 일차 의료를 오랫동안 담당하여 온 한의약 ODA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원조이며,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분야 롤모델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어 “한의약 ODA의 기획, 수행 경험, 수행 전문가 부족과 한의약 ODA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 및 연구 부족은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는데 약점이 된다”며 “더불어 전통 의료 분야에서 중국이나 인도와의 첨예한 경쟁은 한의약 ODA의 발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의약 ODA 발전모델 제시
이어 채한 교수는 한의약 ODA 발전을 위한 시사점 분석을 바탕으로 핵심 비전, 개발전략 및 목표, 핵심 가치로 구성된 한의약 ODA 개발모델을 제안했다.
채 교수는 “ODA 사업의 핵심은 수원국의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과 복지의 증진에 있다”며 “수원국 전통의학의 현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토대로 일차의료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약은 지난 70년 간의 발전 경험과 높은 연구 역량을 지니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ODA 및 외교 정책을 고려한 차별화된 한의약 ODA 전략과 전통의학 ODA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고 국제보건 ODA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부산대학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황예은·이승현·김형우(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남효주(한국한의약진흥원), 이승언(KOMSTA), 백유상(한국한의약진흥원), 채한(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저자로 참여했으며, 대한한의학회지 제45권 제1호(2024년 3월)에 게재됐다.
주혜지 기자 (hjjoo@akom.org)
출처 : 한의신문 > 학술, 한약 > "한의약 ODA,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