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 칼럼 '무엇을 할 것 인가?'

콤스타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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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라오스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있는 인구 700만 명의 전통적인 불교국가, 68개의 소수민족과 100여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내륙 국가, 베트남 전쟁당시 400만 톤 이상의 미국 폭탄이 라오스 국토를 유린하였고, 19세기 말부터 프랑스 태국 일본 등의 식민지를 거쳐 1975년 공산화된 신생 사회주의국가, 독립 후에도 오랫동안 준 내전상태에 있었던 가난한 나라.
비행편도 복잡했다. 나올 때보니 직항이면 3~4시간이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갈 때는 인천에서 베트남의 호치민시를 거쳐 캄보디아의 프놈펜을 경유하여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LAO PDR)의 수도 비엔티엔에 도착했다. 공항은 시골역 같이 작고 한가하였다. 그리고 대부분 비포장인 국도를 따라 대여섯 시간을 달려 진료소가 있는 파상마을에 도착했다. 아침 10시에 인천을 떠나온 이후 우리 시간으로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메콩강 인접국가와 한국외무장관회담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들어갔는데, 베트남신문과 라오스신문 모두에서 이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메콩강 개발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라오스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가 아시아 저개발국가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내가 내 나라가 누군가에 또는 무엇인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 침략이 아닌 지원이나 기여라는 점 모두가 너무도 다행스러웠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는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라오스에서 한방, 양방, 치과의료봉사와 문화봉사활동으로 초중고등학교 외벽에 벽화를 그려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활동을 국내 신문사 2곳과 KBS 사랑의 가족 PD가 동행 촬영을 하였다.
봉사활동은 첫날 500여명, 둘째 날 600여명의 환자가 몰려들어 그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많은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한방진료에는 가지고간 약이 부족하여 둘째 날부터 약 처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마지막 날에는 파스제도 떨어져 오직 침 치료 밖에 할 수 없었다. 사전에 준비 부족이 아쉬웠다.
이 곳 파상마을은 아직 조혼과 다혼, 조산과 다산의 전통적인 사회였다. 13~15세 정도면 아이가 출산을 하고, 평생 12~13명의 자녀를 낳으며 많으면 15명을 낳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곳 공무원의 월급은 우리 돈으로 2~3만원 수준이고, 일반회사원은 그보다 조금 많다고 한다. 특히 은행원의 급여가 높은데 외국은행원은 보통 10배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고 한다. 라오스에는 종합대학교가 3개 있으며, 이외에는 전문학교 형태의 단과대학들이 있다고 하였다.
교육과 보건의료, 그리고 도로와 사회간접자본 등이 부족해 보였다. 아쉽게도 이곳의 전통의학을 접할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병원시설이 많지 않고, 의약품 공급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아 민간요법이나 전통의료가 아직은 널리 쓰이고 있을 듯싶었다. 3일간의 진료기간 동안 근골격계 질환과 통증질환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보아 한국 한의학의 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덥고 습한 환경에서 헐벗고 굶주림으로 삶이 피폐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 먹을 것은 없어도 욕심이 없어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 등등이 라오스 사람들을 만나기 전의 생각이었다.
굴뚝이 거의 없는 생산력이 가장 낮은 수준의 저개발국가. 그러나 식량을 자급하고, 전기를 수출하는 나라. 문명이 무엇이고, 잘사는 것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었다. 봉사라기보다는 여행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내가 주고 온 것보다 받아 가지고 온 것이 너무도 많은 연유일 것이다.
난 이 나라를 나오며 이 땅을 위하여 간절히 묵상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에 보았던 너무도 자유스러운 비엔티엔의 거리에서 더러운 금융과 자본의 탐욕이 이 나라를 병들지 않게 지켜주소서.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에 다녀왔다고 하였다. 그들은 나에게 “한미 FTA에서 자동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미국과의 FTA 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평등조항이다”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제조업 증가와 환경오염문제, 비정규직 증가문제, 건강보험의 붕괴와 민간보험 문제, 대학등록금 인상과 교육 불평등의 문제, 빈부의 격차가 커지는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돌아와 보니 머리가 아팠다. 5일간의 라오스의 사람과 자연이 꿈속인 듯하다.
17세기 동아시아의학의 선두에서 앞서갔던 우리의 한의학이 아시아의 기대가 되고 아시아의 가치를 실현하는 날을 꿈꾸어본다. 내가 알기로는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지난해 의료활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그루지아, 동티모르, 러시아, 볼리비아, 우주베키스탄, 캄보디아, 필리핀 등 7개국 해외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많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KOMSTA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파견국에서 학술교육 세미나, 임상교육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