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조가영 선임연구원 "한의학은 인간의 삶과 관련된 어느 분야와도 융합 가능"

콤스타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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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영 선임연구원 아모레퍼시픽

“한의학은 인간의 삶과 관련된 어느 분야와도 융합 가능하다”
 그대가 부럽습니다(8)


최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해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을 타고 한의학의 영역 또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의 효과성이 입증되고, 또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한방과 화장품이 결합된 한방화장품 시장에서 한의학의 활약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방화장품은 이제 국내를 넘어서 중국을 비롯해 세계시장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이번 ‘당신이 부럽습니다’에서는 한방화장품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데 앞장서, 많은 한의사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피부과학연구소 산하 한방과학연구팀의 조가영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대전대 한의학과에 진학한 조가영 연구원은 대부분의 한의대 재학생들이 개원한의사의 길을 목표로 달려갔던 것과 달리 대학 시절부터 새로운 일에 대한 열망을 품고 고민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아모레퍼시픽, 한의학에서 경쟁력을 찾다

“남들과 똑같은 진로를 따라가기보다는 한의사로서, 그리고 한의학 전공자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며 대학 생활을 하던 도중 졸업 즈음에 한방응용산업, 특히 한방화장품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한방화장품 분야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지만 기업체에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는 한의사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죠. 저는 이 분야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당시만해도 전문적으로 기업 내에서 한의학을 연구하는 한의사는 드물었지만 조 연구원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2008년 한의사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게 되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에는 건강과 아름다움을 기치로 화장품 분야뿐만 아니라 피부과학, 의약품, 식품 분야 6개 이상의 연구소에서 300명 이상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다. 그 중에는 조 연구원을 포함해 2명의 한의사가 한의학을 활용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는 ‘설화수’, ‘한율’이라는 두 개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및 한방 샴푸 ‘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한국의 한방화장품은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대표 브랜드로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한의학의 가치나 경쟁력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학이 가진 물질적·정신적 가치를 아시아의 헤리티지로 깊게 존중하고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화수는 지난해 중국에서 정식 런칭했고, 2009년부터 미국, 홍콩 등지에서 판매를 시작해 현지인들의 이목을 끌며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조 연구원 또한 한의학을 활용한 한방화장품 시장의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한방화장품은 최근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중국이나 일본도 고유의 전통의학을 가지고 있지만, 한방화장품을 이처럼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워낸 사례는 보기 힘듭니다.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들이 한방화장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한방과 같은 동양적인 가치를 제품에 잘 녹여낸다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OMSTA 해외의료봉사 참가…지속적 재능기부 계획

바쁜 연구소 생활 속에서도 조가영 연구원은 지난해 말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KOMSTA 해외의료봉사에 참가해 봉사의 손길을 나누기도 했다.

“비록 전문적 임상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의료 지원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해외봉사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매일같이 임상 진료를 하시는 한의사분들이 자신의 휴가를 반납하고 해외에서 또 다시 아픈 이들을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최근 ‘재능기부’가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저 또한 제가 가진 재능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진로 결정으로 인해 겪었던 보람과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진료를 통해 지역사회 내의 환자들을 돌보고 만나는 일도 분명 보람 있는 일입니다. 저의 경우는 제품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여성들과 전 세계에 있는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부모님 등 주변 분들을 걱정시켜 드린 점, 새로운 분야의 일을 배우느라 개인적인 시간 등을 많이 희생했던 점들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현재는 부모님들도 제가 하는 일을 인정해주시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일에서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 진지한 노력과 애정 가져라”

아울러 후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의학은 의료, 의약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과 관련된 어느 분야와도 융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면에서 한의학 전공자들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길 기대해봅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봅니다. 새롭고 화려해 보이는 일들이 흥미로울 수는 있지만, 단순히 흥미와 관심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어렵습니다. 진지한 노력과 애정을 통해 자기 자신의 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가영 연구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작년부터 경희대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석사 전공 과정을 진행하며 전공 분야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학업을 정진하고 있다.

“아직 공부할 부분과 키워야 할 역량이 많기 때문에 한해 한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조가영 연구원. 앞으로도 그녀의 연구가 한방화장품의 세계 진출의 촉매제가 되어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고, 또 한의학을 알릴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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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의 채윤병 교수님이다.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흥미로운 연구와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최근 가장 재밌게 읽었던 ‘한의학, 서양의학을 만나다’라는 책을 공동번역하기도 했다.”


이규철 기자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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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파견국에서 학술교육 세미나, 임상교육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