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와서 - 강은영 한의사님

콤스타
2022-09-02
조회수 59

침, 한약 등 한의치료에 대한 높은 현지 만족도 ‘실감’
현지 의료인이 한의 치료 받기 위해 방문하기도


 본란에서는 강은영 한의사에게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제161차 ‘World Friends Korea’(WFK)-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에 참여한 소감을 싣는다. WFK-KOMSTA 봉사단은 한의학을 통해 현지 주민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은영 한의사


KOMSTA는 1993년 한의사들이 주도하여 설립한 단체이며 보건복지부의 설립 인가를 받은 비영리법인으로 WFK 봉사단 내의 유일한 의료인 봉사단이다. 의료봉사를 통해 한의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의의도 있다. 

이번 의료봉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진행되는 파견 봉사였고, 161차와 162차 봉사단이 비슷한 시기에 우즈베키스탄으로 파견되었다. 162차 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로 파견되었고, 내가 속한 161차 봉사단은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부하라로 파견되었다. 


◇국립의대에 한의진료소 개소 

부하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봉사단은 부하라 국립 의대 병원으로 가서 진료소를 꾸렸다. 진료실은 한의사 1명마다 배정되었고 근골격계, 부인소아과, 내과 등 각자가 집중해서 진료할 환자군에 대해 의논하는 등 각 진료실을 준비했다. 우리는 치료물품으로 침, 부항, 그리고 다양한 건강보험한약제제를 준비해 갔다. 그리고 사상체질복합제제도 준비해 갔다. 이번 의료봉사를 준비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사상체질복합제제는 한약제제로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문의약품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처방에 한의사의 진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WFK-KOMSTA 봉사는 현지 환자를 진료하는 일 외에 현지 의료진의 한의학 교육도 내용으로 하고 있다. KOMSTA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에게 비대면 한의학 교육을 해왔다. 그래서 비대면 교육으로 사상체질의학을 접한 현지 의료진을 위해 이번 봉사에는 사상체질을 활용한 진료도 준비하게 되었다. 그리고 진료 준비를 하며 통역팀과 인사를 나눴다. 통역은 외교부 산하의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지원을 해줬고,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인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진료 첫날의 오전, 부하라의 방송국에서 진료현장을 취재하러 왔다. 그날 뉴스에 바로 방송이 되었고 그 덕분인지 진료를 하는 4일 동안 현지 환자들이 참 많이 왔다. 진료 둘째 날. 우리는 진료 시작인 9시보다 1시간 앞선 8시에 진료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미 진료를 받으려고 110명이 넘는 인원이 줄을 서 있었다. 또한 매일 접수 마감 후에도 오는 환자가 있었다. 내가 만난 우즈베키스탄 환자들은 침 치료에 적극적인 느낌이었다. 이미 침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알려주는 환자가 많았다. 어제 침을 맞은 부위가 좋아졌으니 오늘은 다른 부위도 치료하고 싶다는 등 치료 효과를 긍정적으로 포현하는 환자도 많았다. 

그리고 진료를 먼저 받은 사람이 다음날, 그 다음날에는 본인의 가족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루는 한 여성이 초진으로 내 진료실에 왔는데 너무 낯이 익었다. 현지 사람의 얼굴이 낯이 익은 게 이상해서 물어보니 전날 자녀의 진료를 나에게 보았고, 그날은 자신과 다른 자녀의 진료를 받으러 온 것이었다. 또 한 여성은 진료를 받고 난 다음날 친척들까지 6명을 데리고 왔다. 한 번에 6명의 가족을 진료하긴 처음이어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현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한의학 진료를 받아보고자 오기도 했다. 아침마다 손이 붓는다는 치과의사, 개인적인 비애를 겪은 후 피로가 심하다는 간호사, 통역 없이 영어로 직접 소통하고 싶어 한 산부인과 의사 등 다양한 의료인들이 침치료와 한약을 궁금해했다. 내 진료실뿐 아니라 모든 진료실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많은 현지 환자들이 침치료와 한약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을 우리 봉사단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진료시작 전부터 환자 ‘인산인해’…한의약 인기 실감

부하라를 떠나기 전날에는 부하라 국립 의대 총장님이 우리 봉사단을 위해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식사 자리에서 총장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32년간 침치료를 해오고 있고, 침치료를 알려주신 스승님은 고려인이라고 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공부를 하는 것이나 의사가 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우리 봉사단이 부하라로 와준 것이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듣는 나도 감격스러웠다. 

마침 그날은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의 이야기를 이전에 들은 바가 있었다. KOMSTA가 이전부터 의료봉사를 갔었던 타슈켄트의 아리랑요양원에 계신 고려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강제이주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조국을 잃고 힘겹게 찾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고려인들을 감싸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정부파견 봉사를 통해 한의학 진료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마지막 일정은 현지 의사들과의 세미나였다. 타슈켄트에서 진료를 마친 162차 봉사단과 합류하여 세미나에는 70여 명의 현지 의사, 30여 명의 WFK-KOMSTA 봉사단이 참여했다. 나를 포함한 3명의 한의사가 한의학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했다. 

나는 작년에 KOMSTA가 진행한 비대면 한의학 교육을 통해 현지 의사들을 화상으로 만나본 적이 있다. 진지했던 그들의 눈빛이 인상 깊었는데 이번 세미나는 대면이다 보니 한의학을 배우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가 더욱 느껴졌다. 진료소에서 만났던 부하라 국립 의대의 교수님도 한의학을 배우고 활용하고자 하는 열정이 높았다. 

우즈베키스탄에 KOICA 협력의사로 파견 나와 있는 송영일 한의사님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어로 된 한의학 서적을 출간했다며 보여주기도 했다. 이 교수님에게는 KOMSTA가 개발한 진료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을 알려드렸다. 해외의 의사가 환자의 한의학적 진료와 치료에 대해 궁금한 점을 국내의 한의사와 소통할 수 있도록 구상한 애플리케이션이다. 

교수님은 한의사와 직접 진료에 대해 소통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고, 이런 기획을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환자들 “언제 다시 부하라서 한의치료 받을 수 있나요?”

마지막 진료일에 우리 봉사단이 정말 많이 받은 질문이 있다. 우리가 떠나면 어디서 이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는지, 언제 다시 부하라로 진료를 하러 와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환자들을 향한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았다. 

진료는 통역을 거쳐야 해서 환자들도 본인의 불편을 설명하는 데에 힘이 들었을 것이다. 기다리는 환자들이 워낙 많아서 나도 진료시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진료를 마친 저녁마다 더 성심껏 진료하지 못한 아쉬움과 환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바쁜 중에도 치료를 마친 환자가 진료실을 떠날 때는 꼭 환자와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했다. 더 잘해주지 못하고 오랜 시간 진료하지 못했지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내 바람에 호응하듯 왼쪽 가슴에 오른손을 얹고 감사 인사를 하던 그들의 모습을 오랜 시간 기억하고 싶다.


강은영 한의사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인도주의 실천, 나눔의 행복


콤스타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ODA 대상국 주민들을 위해 해외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진행되는 학술교류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한의학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