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에 뿌리내린 한국 한의학, 세계화 비상 나래 펼쳤다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왼쪽에서 5번째)가 우즈베키스탄 현지 의료인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영일 한의사 제공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왼쪽에서 5번째)가 우즈베키스탄 현지 의료인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영일 한의사 제공


한국-우즈베키스탄 친선한방병원(이하 한우친선한방병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6년 8월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이 타슈켄트 타쉬미 제1병원과 벡티미르 41병원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한 후 현지인들의 높은 호응에 따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협력에 의해 1997년 6월에 설립됐다.


한우친선한방병원에는 KOICA(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를 통해 4명의 정부파견 한의사와 12명의 국제협력한의사가 파견되어 진료와 함께 현지 의사들에게 한의학을 강의하는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우즈베키스탄의사협회 산하에 한국한의학학회가 설립됐고 국가의료기관에 한의과가 개설됐으며 7회에 걸쳐 한의학학술대회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개최됐다.

경향신문은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가 20일 우즈베키스탄 한우친선한방병원 개원 20주년을 보내며 지난 20년의 성과와 향후 세계화 비전에 대해 현지에서 보내온 글을 전재한다. 


■우즈베키스탄 한우친선한방병원, 한의학 세계화 디딤돌로 성장

2017년 7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제7회 한국 한의학 학술대회와 마스터 클라스는 우즈베키스탄과 대한민국간의 한의학 협력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20주년이니 만큼 한국측에서는 총 20명의 한의사들이 참석하였으며, 우즈베키스탄측에서는 역대 최대인원인 150여명이 참가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주요 방송사들이 열띤 취재를 하였으며, 텔레비전 주요 뉴스를 통해 자세하게 보도되었다. 

이렇게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한민국 한의학이 관심 받게 된 시작은 1996년이다. 한의사들로 구성된 대한한방의료봉사단(이하 KOMSTA)은 1996년 8월 2일부터 9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의 타쉬미 제1병원과 벡티미르 41병원에서 한방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하였으며, 총 3168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이후로도 KOMSTA는 우즈베키스탄으로 한방의료봉사활동을 자주 오게 되었으며, 올해에는 한의학협력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2017년 7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봉사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봉사활동 역사와 더불어 양국간의 구체적인 한의학 협력은 1997년 6월 9일에 설립된 한국-우즈베키스탄 친선한방병원(이하 친선한방병원)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1996년도 한의진료 봉사활동의 놀라운 성과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 정부 측에서 한의학진료 병원 설립을 허가해주었으며, 한국의 면허를 가진 한의사들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허가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료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가 우즈베키스탄 국민을 대상으로 침 시술을 하고 있다.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가 우즈베키스탄 국민을 대상으로 침 시술을 하고 있다.


1997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을 통해 총 16명의 한의사가 친선한방병원에 파견되어 우즈베키스탄내에 한의학을 알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층 더 높이는 일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2016년 6월에 드디어 대한민국 한의학은 우즈베키스탄 국립의료기관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친선한방병원의 운영권을 모두 우즈베키스탄 정부로 이관하고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장관의 명령에 따라 우즈베키스탄 국립 제2병원에 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 한의학 진료센터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한의진료에 대한 진료비 책정을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 결정하였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대한민국 한의학이 타국가의 보건의료체계안에 자리를 잡은 것인데, 이런 선례가 과연 몇 개나 있는지 궁금하다.

 

우즈베키스탄내에도 자국의 전통의학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통의학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기관이나 면허제도가 없는 상황이므로 전통의학이 빛을 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의료가 무료인데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진료를 하는 무면허자들이 난무하면서, 전통의학 전부가 부정되는 현상이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능한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침구학을 비롯한 전통의학영역을 과학화, 체계화하면서 서양의학과 접목하여 다양한 질환에 이용하는 현대의학의 경향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들은 선구적으로 통양의학을 비롯한 전통의학을 배우기 위해 열심이다.

대한한방의료봉사단과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의 활동을 소개한 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의 인터뷰 기사.

대한한방의료봉사단과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의 활동을 소개한 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의 인터뷰 기사. 


매년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 한의학을 꼭 배우고 싶어하는 의사 및 보건관계자 2명이 KOICA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한의학 연수를 다녀온다. 개발도상국 보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이 한의학 연수는 2001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짧은 기간이 아니다. 최근 이 연수를 다녀온 우즈베키스탄 신경과의사 ‘울마소프 지크릴로’는 자신이 근무하는 페르가나 지역병원에 한국한의학 진료실을 개설하였다. 그의 꿈은 한국에서 한의학박사학위를 받고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한의학 교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 그의 꿈이 결실을 맺어지기에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우즈베키스탄에 한국한의학이 지금과 같이 정착되기까지에도 많은 재정적 투자는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투자와 헌신과 희생에 비해 그 결과가 초라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20년이라는 기간동안 꾸준히 견고하게 자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20년동안 해외에서 자기자리를 잡아가는 사업가보다 망하는 사업가가 훨씬 많다는 점을 다시 생기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도 본격적인 사회일원이 되는 시기가 20살 청년이 되고부터이다. 지난한 과정을 겪어온 한국한의학은 이제 우즈베키스탄에서 당당한 보건의료구성원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7월 20일,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사무소 송영일 글로벌 협력한의사>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202005001&code=940601#csidx78e67e89c424f5a8f85c7d9c6f76ff6

출처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2017년 7월 20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