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에 입학한지 5, 본과4학년을 앞둔 나는 고민에 빠졌었다. 지난 5년간 내가 배웠던 것들을 실제로 활용 할 수 있을까? 머리로만 알고 있는 지식은 쓸모없는 것만 같고 실제 환자 앞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던 와중 komsta 해외한방의료봉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평소 해외여행도 좋아하고 뜻 깊은 일에도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되었고 참여할 수 있었다.

 

네팔의 다딩에 도착해서 의료봉사를 시작한 날, 생각보다 훨씬 많은 환자분들이 오셔서 놀랐다. 하지만 현지의 환자분들이 한방 의료에 이만큼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의욕이 더욱 강해졌다. 4곳의 진료실을 두고 한의대생인 나와 의환이 세리누나는 3곳의 진료실에 보조로 들어갔다. 첫째날, 장정현 선생님의 진료실에 보조로 들어갔는데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온 경험이 있으신 선생님은 많은 수의 환자를 보시면서도 당황하지 않으셨다. 첫날 200명이 넘는 환자분들이 오시고 그 중 절반 가까이를 보셨는데 이 정도는 많은 편이 아니라고 하셨다. 환자분들이 많아서 유침시간을 10분정도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환자를 다 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정신없이 하루를 다 보내고 진료소 2층에서 저녁을 먹으면서야 중기팀과 제대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중기팀 분들을 두 달 가까이 이곳에 머물면서 마을의 주민들과 함께 지내서 현지 사정을 잘 알고 계셨다. 어떤 환자가 많은지, 이곳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지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의료인의 자세를 느꼈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진료소 앞에서 밤을 샐 준비를 하시는 환자분들이 계셨는데 이분들은 산을 넘어오셔서 다음날 다시 올 바에 이곳에서 밤을 새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되었다. 밤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데 혹 감기라도 걸리시면 어찌할지... 그렇다고 이분들의 진료를 다 봐주면 끝없이 환자가 몰려든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갔다. 둘째날, 아침에 진료소에 도착하자 첫날보다 훨씬 많은 환자분들이 대기하고 계셨다. 오늘은 더욱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셋째날, 김현경선생님의 진료보조를 했다. 전날 진료를 하면서 궁금한 점들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팁들을 알려주셔서 너무 좋았다. 세 분의 선생님 모두 자기만의 진료스타일을 가지고 계셨고 다들 열심히 진료를 봐 주셔서 많은 환자를 제 시간에 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장님의 말대로 셋째날이 체력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날, 봉사의 마지막이라 기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함께했다. 봉사가 끝나고 현지에서 우리를 도와주신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있어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외지에서 온 손님들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많은 감동을 느꼈다.

 

한방해외의료봉사를 와서 한방의료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네팔에서 약 일주일을 보내면서 경제적, 물질적인 풍요는 부족하지만 화목하게 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물질만능주의적인 세상에서 물질적인 가치만을 중요시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내 자신의 모습을 돌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