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MSTA, 네팔에 한의학 봉사 깃발을 (3)

-- 단기봉사 뿐만 아니라 중기봉사중

최 황 금

 

진료3주째 4-8- 진료 쉬는 토요일(2)에 진료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고아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독일에서 만들어 운영하다 지금은 민간단체에 의해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네팔의 집들보다는 현대식 건물로 내부시설도 좋아 50명 정도 수용하는 규모지만 오히려 이 아이들이 부모 있는 아이들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닌지 하는 위험한(?) 생각을 잠시 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진료소 두개 건물도 2002년과 2008년 독일에서 지어 의료봉사 장소로 쓰던 곳이라는데 선진국이란 국민소득이 높은 것도 의미하나 다 같이 잘 사는 나라, 구조적으로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렇게 이 먼 나라에 까지 실천하는 독일이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에서 후원하고 콤스타 (대한한방해외봉사단-해외 한방의료봉사단체) 주관으로 네팔 한의약봉사에 와 있는 나는 한 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당당히 어려운 나라에게 지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다.

시설을 둘러보고 그곳에 계신 한 선생님과 일부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몇 일 전 우리진료소에 와서 진료하고 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그 아이들은 네팔 국가를 부르며 우리의 방문에 답하고 우리는 준비해 간 간단한 과자를 전하며 23일에 오는 단기1진료팀이 한국에서 기부받은 학용품을 가져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하자고 함께 의견을 모았다.

4-월요일, 우리는 지난 주 목,금요일에 환자가 많아지며 금요일은 최대 118명의 환자를 보며 이제는 시간이 안 되어 돌려보내야 할 환자가 생길 것을 걱정하며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시 언제부터 아팠냐고 물어보면 1,3,5,10년째 아프다는 환자가 많은데 기가 막히고 그 긴 시간을 참으며 병원을 못 갔다 생각하니 한국은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어 병원쇼핑이란 말도 생겨났는데 참 대조적이고 우리나라의 의료제도가 자랑스러워진다. 허리를 끈으로 칭칭 동여매고 오는 사람들이 있어 통역에게 물어보니 허리가 아파 통증 줄이는 해결책으로 하고 다니는 거라는 말에 또 마음이 아프다. 초기에 대부분 영양 부족에 물도 많이 먹지 않아 저혈압이 많았던 반면 오늘은 200이 넘는 고혈압환자가 3명이나 와서 혈압 높을만한 원인을 찾아 임시방면으로 침을 놔주고 곧바로 병원가라고 했으나 과연 그렇게 했을지 의문이고 걱정이다. 98세 할머니가 이웃집 친구랑 걸어서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너무 해맑고 느긋하심에 신기하다. 아마 그 나이에도 일을 하시는 듯! 여기 사람들은 햇빛에 노출되고 살이 없어 그런지 4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까지는 실제 나이에 비해 10-20살 정도가 더 늙어 보이는데 오히려 70-90대는 그 연령층으로 보이거나 그 연령보다 조금 젊어 보이는 듯하다.

총괄업무 맡은 소영씨에게 다운받아 이루마곡들을 진료실 배경음악으로 들려주는데 침 치료하는 동안 정서적으로 안정된 효과를 줄 것 같아 나 스스로 흐믓해 한다. 오늘도 역시나 한의사님들은 정신없이 바빠 침을 어찌 놨는지 환자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는데 옆에서 지켜본 나는 환자들이 대부분 더 나아졌다며 오는 재진환자들을 보고 있노라니 앞으로 한 달도 더 해야 하는데 건강이 걱정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한의학이 네팔에서 신뢰와 큰 효과를 보고 크게 홍보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일부 환자는 되돌려보내며 111명의 환자를 봤다.

5-화요일- 한의사님들이 침 놓고 추후결과를 궁금해 하는 환자가 증세가 좋아져서 오면 너무 반가워한다. 우리 A팀의 박재은선생님은 대화를 많이 하고-물론 통역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여 그 환자의 상황과 심리까지 고려하여 세심하게 침을 놓으시고 B팀 이준선생님은 약보다 침으로 대부분 치료하시며 심지어는 백선도 침을 놓아 하루만에도 눈에 띄게 많이 호전되어 네팔사람뿐만 아니라 지켜본 우리들도 놀랐고 추나요법을 병행하여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데도 불구하여 몸을 사리지 않는 분이다.

고기 먹고 싶어하는 의료팀들의 숙원에 닭백숙이 저녁으로 나와 먹고 남은 것으로 다음 날 아침, 점심까지 닭죽으로 해달라고 먹는데 기쁘기도 하고 왠지 서글퍼지기도 한다.

진료에 필요한 말만 간단하게 외워 하는데 나름 유창한 네팔어에 자기네말로 여러 가지를 물어 당황했다. 오랜만에 환자수가 적어(81) 한의사들 최선을 다할 충분한 시간에 만족감이 높아졌는데 주로 재진환자를 월..금에 오라고 한 탓인듯하다. 다 빨간색인데 노란색 띠까 (이마에 바르는 행운의 색칠)를 한 여자가 있어 물어보니 과부는 노란색 띠까를 한단다.

... 왜 여자에게 이렇게 유독 잔인하게 차별하며 아픈 상처를 주홍글씨처럼 드러나게 하는 네팔관습에 슬며시 심술도 나고 화가 났다 ...얼마나 가슴 아리고 눈물로 지새는 숱한 날을 견뎌야하는 연약한 미망인에게 너무나 가혹한 이중고의 삶의 무게이며 극복할 수도 없는 차별인가... (양수언니의 단톡방의 글 일부)

일 끝나고 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유독 오늘따라 운전수가 다른 차 운전수들에게 멈추고 인사를 한다. 네팔은 차가 적어 차 운전하는 사람들끼리 나름 자부심이 있는듯하고 차가 소중해 장식하는데 치중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저녁에 우리가 머무는 게스트룸에 오면 전기가 풍부하지 않아 정전이 자주 된다. 그래서 집집마다 냉장고도 거의 없고 세탁기는 당연히 없다. 도로와 상하수도를 발달시키면 훨씬 발전속도도 빠를듯 한데...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먼지 뒤집어 쓴 식물들이 광합성은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사람들도 천식이 많고 쓰레기도 모두 태워 플라스틱, 심지어는 음식 깡통도 다 태운다. 그래서 걸어 다니면 쓰레기 타는 냄새가 너무 싫다. 다이옥신이 널리 퍼져나가는 듯하여...

6-수요일, 오는 많은 환자들이 허리에 천을 두르고 와서 왜 그런지 물어보니 물소사육이나 밭농사, 노동 일로 인한 허리 통증 때문이란다. 여자들 대부분이 많이 하고 남자들도 자주 있다. 통증을 치유하기보다는 당연히 삶을 함께 하는 것처럼 달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는 우리가 없을 때를 대비해 시간 여유가 있으면 통증에 좋은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지압법을 소개해 준다.

허리 통증이 다 나았다는 사람이 드문데 그렇게 표현하고 또 다른 곳 아프다고 치료하러 왔는데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 바쁜 와중에도 한 환자는 정성껏 세 번 치료하는 것을 보며 훌륭한 인내심과 인술을 펼치는 모습에 새삼 존경심 발산! 환자가 많아지면서 접수실에서 환자치료시간에 맞춰 조절하여 보내니 훨씬 침놓는 게 수월하다는 한의사들의 말씀에 접수실 인숙씨의 지혜와 재치에 감동. 바쁠 때는 한의사들이 어떤 침을 놨는지 환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 안난다는 말에 재빠르게 대처한 인숙씨 짱!

7-목요일, 젊은 여자 환자 둘이 왔는데 몸에 넣은 피임기구이용에 부작용이 있는듯하여 침 놔주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통증 줄이는 법을 가르쳐 줬다. 이제는 소문이 많이 나서 귀족같은 부자들도 많이 오는데 빈곤층의 혜택이 더 많았으면 하다가 이것도 역차별이지 싶고 그들도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은 맛 볼 권리를 줘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환자치료를 하며 한의사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최소 6회 정도는 봐야 병의 호전도 잘볼듯하다는 말은 중장기 해외한방의료봉사가 필요한 이유일듯하다. B팀에서 96세 할머니가 어렵게 걸어와서 다음에 보호자와 오라하니 99세 할아버지를 모셔왔다는 말에 웃다가 슬퍼지는데 자식들이 데려오지 싶다가 여기는 20전후쯤 결혼하니 자식들도 70대나 80??이라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8-금요일, 가져온 청산견통탕 약이 다 떨어져 대체약을 처방해 줬는데 말도 안통하고 어눌해 보여 침 놓는 것도 힘들었던 따망족 여인이 약봉투를 가지고와 이번 약보다 전에 약이 효과가 더 좋았다고 전에 받은 약을 달라고 말해 약효과는 너무 잘 아는 똑똑한 여인이라며 한의사샘과 엄청 웃었다.

40세인 사고로 맹인이 된 남편과 47세 아내가 금술 너무 좋아 보여 이상해 물으니 여자의 전남편이 바람피워 멀리 가서 이곳에서 재혼해서 산다고 말한다. 네팔의 문화 여건상 여자가 재혼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침 치료내내 이야기를 즐겁게 하는 다정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힘들게 맞이한 행복이 영원하기를 기원했다.

이제는 환자를 많이 보며 길거리에서 그 환자들을 보면 친구나 이웃처럼 너무 반갑고 그들도 정겹게 인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