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해외의료 봉사기

 

140차 베트남 한의약해외의료봉사 단원

강민석 한의사(강민한의원 원장)

 

 

무료한 삶은 아니지만 항상 반복된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한번 겪고나면 생각이나 생활에 있어서 새로운 활력이 되고, 또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것 같다.

2년전에 갔었던 우즈베키스탄 해외 의료봉사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 하나하나의 상황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한의사로써의 첫 해외의료봉사였고, 많이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있었고, 그분들한테서 잔잔한 감동도 받았다. 봉사 이후,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고, 임상에서의 실력도 좀 더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오로지 내 생각이긴 하지만.^^)

우리 연정회는 올해 초 다시 해외 의료봉사를 계획했다. 2년전의 의료봉사 때에는 처음이다 보니깐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좀더 철저히 준비해서, 더 많은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를 해줄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언제쯤 그 시간이 다가올까 했었는데,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벌써 그 시간이 다가와 버렸다.

723일 토요일

오늘 베트남 의료봉사를 위해 출발하는 날이다.

이번 의료봉사에는 연정회정회원 15, 콤스타 부단장, 그 직원 및 지원팀 11, 27명이 참가한다.

서울과 지방으로 나뉘어 있는 바람에,
인천에서 한팀이 출발하고, 김해에서 한팀이 출발한다. 2년전에는 경남지역 한의사들도 인천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인천까지 가는 데만 대략 6시간. 인천에서 3시간 기다리고, 다시 비행기 7시간이 소요 되었었다.

이번에는 인천까지 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다. 사실 봉사도 봉사지만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체력적인 소모가 훨씬 더 많아져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한의원내에 1주일동안의 해외봉사를 미리 공지한터라, 토요일 바쁘게 진료를 마치고, 부랴부랴 집으로 가서 짐을 챙기고, 김해공항으로 갔다. 이전 같으면 처음 봉사라 나름 좀 놀고 싶은 마음도 있고, 설래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역시 한번 갔다 와서 그런지 가서 어떤 방식으로 효율적인 진료를 좀 더 할 수 있을까 머릿속이 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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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시즌이라 김해공항도 만원이다. 삼삼오오 여행복 차림으로 다들 즐거워한다.
( 잠시나마 여행가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결의에 찬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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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30의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시각은 11시가 약간 넘었다. 물품 통관에서 다시 대기하는 상황이 생겼다. 매번 겪는 상황이다. 그 나라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유연하게 해주면 좋지 않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물품에 대한 검수가 이루어졌고, 뭔가 절차에 맞지 않는 것이 있나보다. 결국 봉사물품은 통관이 안되고, 개인짐만 가지고 숙소로 이동해야 했다.

(뒤에 알았지만, 사무국장님이 자기 여권을 맡겨놓고 본인이 모두 책임지겠다고 각서를 써고 다음날 가져 왔다 한다. 그리고 이 많은 물품들을 가지고 와서 다 쓰고 간다니 신기해 했다고 한다. --. )

 

724일 베트남 둘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숨이 턱 막혔다. 덥고 습하다. 더운것도 힘들지만, 바다와 바로 붙어 있다보니 습기가 상당하다.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 이번 봉사도 얼마나 땀이 흐를지 기대가 좀 된다.

 

본격적인 진료는 내일부터 시작이고, 오늘은 의료봉사 장소로 이동해서 미리 진료실 준비를 해야 하고, 진료 계획도 짜야 한다.

처음의 계획은 두 지역을 거점으로 해서, 인력을 반반으로 나눠 각각 독립적인 진료를 하기로 했다. 최선의 진료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해서 최대한의 인원을 진료하고자 준비를 했다.

그러나 막상 장소에 도착하고 보니, 계획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유이쑤이엔 의료센터에는 새로 신축한 건물이 있어, 현재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쓰게 해줘서 진료실 자체를 꾸미기는 수월했다. 하지만 탕빈현 의료센터에서는 병원내 공간을 내주기가 어렵다 한다. 병원앞에 쓰지 않는 집이 하나 있는데, 베드도 없고, 그냥 맨바닥에서 진료하라 한다. 오랜기간 동안 쓰지 않았는지 바닥에는 먼지가 자욱하다.

현재의 상태로는 진료가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결국 탕빈현의 진료는 포기하고, 유이쑤이엔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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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한의사 회원들이 모두 모혔다. 내일 진료에 대한 주의사항, 처방약의 주치 효능에 한 공부. 진료를 어떤 시스템으로 나눌것인지 한참을 이야기 했다.

베트남에서의 하루가 바삐 지나갔다.

이제 내일부터는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갈 것이다. 내일을 위해 잠을 푹 자둬야 한다.

 

725(봉사 첫째날)

오늘은 정말 바쁘다.

탕빈현 의료센터에서 봉사는 못하지만, 여기가 좀더 큰 지역이다 보니 개소식을 여기서 하고, 다시 좀더 시골지역으로 유이쑤이엔 의료센터로 이동해서 진료를 해야 한다. 이동시간은 대략 50.
아침 6시반에 30분동안 아침을 부랴부랴 먹고, 개소식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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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관계자, 지역 관계자분들이 같이 참석하고, 개소식을 잘 마치고 이동하려고 하는데, 탕빈현 병원장이 돌연 병원 3층 강당을 비워주겠다고 여기서도 봉사활동을 해달라고 한다.

개소식하면서 우리에 대한 마음이 바뀌셨나 보다. ...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안된다 하시더니..

 

본대는 유이쑤이엔에 두고, 탕빈현에는 정예맴버로 한의사 3(통역3명 포함)을 차출하여 의료물품하고 보내기로 했다. (다들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장렬히 전사하고 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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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쑤이엔으로 10시쯤 도착했다.

대략 300명 이상이 복도 및 계단에서 대기중이다. 정리도 안돼 있고, 진료 첫날이라 손발도 안맞춰져 있는데, 일단 급하게 진료부터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 연정회는 그동안 많은 의료봉사를 통해 항상 서로간의 손발을 맞춰 왔다. 막상 진료를 시작함에 있어서는 유기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역시 베테랑 들이다. 눈빛 부터가 틀려져 있다. (~! 이 뿌듯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오전진료가 끝나고 나니 내 옷은 이미 다 졎어 있었다. 주위에서 너 혼자 환자 다 봤냐고 다들 한마디씩 하신다. 물론 아니지만 마음은 나 혼자 다 본듯 하다.

 

점심은 동네 식당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었다. ~. 향신료 향이 너무 강해서, 반찬은 거의 손도 못대고 밥만 먹는둥 마는둥 했다. 내일부터 숙소에서 아침을 더 든든하게 먹고 와야겠다. (이후 의료봉사 남은 3일동안 아침을 정말로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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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가 지원이 제대로 안되서 환자를 의자에 앉혀놓고 하루종일 쪼그려 앉아 침을 놓다시피 했다. 하루의 진료를 다 마치고 나니 옷은 다 졎어 있고, 다리는 근육이 뭉쳐서 알이 베겨 있고, 몸은 탈진해 있다. 얼마나 더웠던지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726(봉사 둘째날)

아침을 많이 먹었다.

봉사장소에 도착해보니 어제보다 더 많은 환자분들이 와 계셨다. 다들 8시 이전부터 와서 기다리셨다고 한다.

접수 하는 것 자체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어제 하루 진료 했다고, 통역과도 어느 정도 손발도 맞아 가고 진료하는데 속도도 좀 더 빨라지고 있다. 같이 온 봉사단원들도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이 이런 것인 듯 하다. 그리고 다들 즐거워한다. 힘들어서 툴툴거릴 법도 한다. 다들 고맙고 대견하다.

(봉사단원들은 같이 참가한 원장님들의 아들, 조카 등입니다.)

 

환자분들이 참으로 순박하고, 마음이 맑아 보이신다. 그리고 의외로 건강하신 분들이 많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대사성 질환등은 별로 없고, 단순 근골격계 질환이 대부분이다.

채식위주의 식사, 긍정적이고 소박하게 살고 계신 것들이 그분들을 건강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분명 어제는 일하다가 바로 오신 분들이 많아 경혈부위를 소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들 깨끗하게 오셨다. 일부러 다들 씻고 오셨다.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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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봉사 셋째날)

이제 봉사도 3일째, 어느듯 반을 넘어 끝을 향해 간다.

오늘은 진료시간을 1시간 더 당겨서 8시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날짜가 갈수록 환자수는 계속 더 늘어가는듯 하다. 이제 진료도 익숙해지고, 환자들과도 좀 더 친해졌다. 간단한 베트남 말도 배워서, 통역없이 어느정도 진료도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몇마디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역시 만국 공통어인 손짓 발짓이다.^^)

다들 가시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신다. 그분들 눈빛에, 인사에 그동안의 피로가 다 녹아 없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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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콤스타 의료봉사 공식 세미나가 있었다.

선생님의 강의가 2시간 이어졌고, 다들 피곤하실 텐데, 역시 공부하는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멋져요~~~^^. 우측 사진, 제일 앞에 계신분이 이번 의료봉사를 총괄한 봉사단장 강희훈 원장님입니다.)

 

728(봉사 넷째날)

어느듯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문뜩 생각해본다. 첫날 진료를 시작할때는 힘들기도 하고, 정신도 없고 해서, 이 시간이 언제 다 지나갈까 했는데, 벌써 마지막 날이구나.

마지막 날이라고 게으름 안부리고,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우리는 오후 4시까지의 진료를 마지막으로 하고, 공식적인 140차 콤스타 해외의료봉사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 4일동안 3463명의 진료를 했다. 물론 절대로 환자를 얼마나 많이 봤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진료를 최대한으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자는 처음의 취지에 부합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의료봉사를 다녀온지 2주가 지난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너무나도 느낌이 생생하다.

각종 영상매체에서 보긴 했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가는 베트남의 모습이 새롭고 신선하기도 했고, 역시 어디든 사람 사는 모습이 다 같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마치 우리 시골의 정겨운 풍경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사람들도 훨씬 더 순박하고 좋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처럼 휴가를 보내러 온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의료봉사라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여행을 하고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나의 두 번째 의료봉사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고, 아마도 세 번째, 네 번째가 앞으로도 계속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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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연정회 회원 및 봉사 단원을 다 챙겨주시고, 이번 의료봉사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지도해주신 강동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의료봉사의 봉사단장으로써 내외 모든 활동을 대표해주신 강희훈 봉사단장님 및 한진근 회장님. 힘들다 불평한마디 없이 항상 웃으시면서 즐겁게 환자를 진료해 주신 연정회 회원들. 각자 맡은 바에서 열심히 자기 일 해주었던 봉사단원들. 그리고 한국어학과 베트남 통역 도우미들. 콤스타관계자(부단장님, 유대리, 사무국장)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